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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2) 입대 계기 입대 계기 2007년 어느 날.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형은 군대를 갔고 그해 휴가 때 부사관 모집 홍보물을 하나 가지고 집에 왔었다. 지금도 부대에서 행하는 주요 수법 중 하나인데 휴가 장병들에게 인사과나 중대 행보관이 간부 모집 홍보물을 끼워서 출타시키는 행위가 있다. 아마 이래서 형이 홍보물을 하나 가지고 왔었던 것 같다. 집에 형제가 있다면 뭐 어쩌다 한번 보다가 나처럼 이렇게 군에 유입되는 인원이 있었을 테니까. 나는 그 종이 한 장으로 된 홍보물을 굉장히 정독해서 읽었다. *인사과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공식적인 홍보물이 아니고 노란색 a4용지에 한 쪽 면만 인쇄되어 있는 엄청 간략한 홍보물이었다. 부사관의 지원 시 얻을 수 있는 *특전만 쓰여있었고 굉장히 엄청난 이점이 있는 것처럼 부각되어 있..
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1) 글을 시작하며 글을 시작하며 2018년 5월 31일 나는 전역했다. 전역 후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내가 무슨 짓을 하며 군 생활을 한거지?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허무하고 슬펐다. 아니 공허한 느낌이 더 맞는 것 같았다. 나의 인생 1/3을 갈아 넣으며 전력투구 했지만 도통 내가 무슨 짓거리를 하며 이 기나긴 세월을 보냈나 싶었다. 비유하자면 이런 기분이었다. 엄청 길고 끔찍한 악몽을 꾸다가 잠에서 겨우 깼는데 내가 대체 무슨 악몽을 꿨는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지만 더러운 기운에 내가 오염된 느낌이랄까. 물론 군 복무 기간을 전부 이렇게 싸잡아서 평가하자면 지나친 비약이지만 따로 비교할 바가 없어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 예전에 어떤 심리학 책에서 본 내용이 생각난다. 사람이 어떤 기간 혹은 특정 사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