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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10) 입소대대에서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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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대대에서 3일

다음 날

기상나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직 겨울이라 밖은 깜깜했다.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뒤척여서 엄청나게 피곤했다.

앞으로 계속 이 시간에 일어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새벽에 눈이 내려 연병장에는 눈이 쌓여 있었는데

내 마음까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분명 어제나 오늘이나 온도는 비슷할텐데

어찌나 춥던지...

 

오늘은 각종 피복류를 보급 받는다고 했다.

피복 창고에서 일렬로 들어가 자기 사이즈에 맞는 전투복을 골라가지고 나와야 했는데

황금 사이즈는 이미 동이 난 상태라 대부분 최홍만급 사이즈를 골라가지고 나왔다.

진짜 최홍만급 사이즈라 입어 보니 개찐따 어리버리 신삥 모습이 역력했다.

전투복은 커도 대충 입고 다니면 되지만 전투화는 그렇지 못 하기 때문에 쟁탈전이 치열했다.

이때 전투화는 사출식 전투화, 봉합식 전투화 있었는데 아마 요즘 사람들은 뭔지 모를거다.

지금은 트렉스타 고어택스가 보급되니까..

사출식이 좀 더 편해 다들 이걸 골랐다.

물론 사제 전투화에 비하면 둘다 쓰레기다..

그리고 치수표가 다들 익숙치않아서 밖에서 신던 신발 사이즈로  골라가다보니 

나중에 발이 걸레짝이 되는 일이 많았다.

나도 정사이즈가 동나 한 켤레는 한 치수 아래로 골랐는데

발톱이 뽑힐 것 같아서 훈련내내 신을 수가 없었다...

이것은 내가 훈련소랑 부사관학교 내내 신던 사출식 전투화
봉합식 전투화

전투화는 딱 맞는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걸로 고르길 바란다.

발볼 사이즈도 있는데 훈련소에서 그딴거까지 재가며 고를 시간이 없으므로 일단 발사이즈만이라도 먼저 챙겨라.

지금 나오는 트랙스타도 5mm 단위로 나오는데

운동화가 265mm 라면 270을 신을 것을 추천한다.

일단 사이즈가 크면 양말을 2개 신던 깔창을 덫대던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맞춰 신을 수 있는데

사이즈가 작으면 답이 없다.

사이즈가 작아서 발가락이 접히기 시작하면 발톱이 뽑히거나 발가락 마디마디가 까지고 물집이 잡혀

진짜 발이 걸레가 되버린다.

반드시 참고하도록 !!

 

각종 피복류를 받고 나니 이제 환복을 하고 기존에 입고 있던 사제복을 택배박스에 담아 집으로 보내야 했다.

이 옷가지 택배를 받고 나면 부모님들이 많이 운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그 장면이 상상되서 마음이 울적해졌다.

가지고 오면 안되는 물품을 들고온 애들은 이때 택배에 같이 동봉해서 보내야 했다.

편지도 같이 적어서 보내는데 못 다한 말이 있으면 이때 맘껏 적어서 보내자.

최대한 씩씩하게 적어서 보내야 부모님 마음이 덜 아프니까 이상한 소리는 적지 말도록 ㅋㅋ

 

그렇게 이틀 차에 보급품을 받았고 <부사관학교>에서 소대장이 왔다.

강당에 우리들을 모아놓고 미리 부사관학교에서 훈련 받을 교육중대를 편성하고 계급장을 나눠줬다.

이때 받은 계급장은 야상 계급장, 전투복 계급장을 받았다.

소대장이 나눠주면서 <단풍하사> 계급장이라고 했는데

단풍하사 계급장은 검은색이 아니고 노란색이었다.

그래서 부사관학교 가면 교육생을 단풍하사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단풍하사의 유래는 과거 붉은색 계급장일 시절까지 올라가므로 설명은 패스

준위 계급장과 색이 똑같은 노란색임.

개구리 전투복 시절 보급 나오던 단풍하사 계급장

훈련병과는 다르게 계급장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확실히 계급장도 없이 훈련을 받는 훈련병과 다르게

부사관 교육생의 신분을 구별할 수 있도록

계급장을 부여하니 소속감도 들고 뭐라도 된듯 기분이 우쭐해졌다.

야상에 다는 어깨견장 말고 전투복 카라에 다는 계급장은

일명 가뜸(?), 갓뜸(?) 하여 옷에 부착하는데 이때 군대에서 바느질을 처음 하게 된다.

대충 바느질하면 훈련하다가 계급장이나 명찰이 뜯어지므로 꼼꼼하게 해야 된다.

근데 가뜸인지 갓뜸인지 아직도 뭐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지금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검색도 잘 안 되는

완전 100% 군대 용어 같다.

어원도 모르겠고 ㅋㅋㅋㅋ 이게 대체 뭔 말인지 모르겠다.

암튼 훈련소 가면 갓뜸이라고 배우게 될 것이다.

바늘쌈지도 다 보급나오니 미리 준비해서 갈 필요는 없다.

아 물론 가뜸할 일이 워낙 많아서 쌈지도 더 가지고 있으면 다다익선이긴 하다.

계급장 수여, 교육중대 편성, 보급품 수불, 신체검사 등등 온갖 것들을 다 하고 나면

이제 교육연대 즉 진짜 <육군훈련소>로 갈 준비를 하게 된다.

보급받은 더플백에 짐을 다 싸는데 빼먹지 말고 다 싸야된다.

입소대대를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없으면 없는 채로 훈련소 내내 훈련을 받아야 되니까

개고생해야 된다.

아무리 강조해도 꼭 보급품 떨구고 오는 애들이 있다.

두번 확인하고 세번 확인하고 계속 확인해야 된다.

 

다음 날

이제 모든 짐을 챙기고 교육연대로 향한다.

출발하기 전 약간의 설문조사를 하는데

부대 평가를 위한 설문이니 X같았던 보급계나 간부가 있었으면 그놈들 이름을 꼭 적어주자.

다시는 볼 일 없는 놈들이니 반드시 적어주자. ㅋㅋㅋ

괜히 불이익 당할 까봐 쫄지말고 그런거 전혀 없으니 반드시 적어서 정의구현 시켜주자.

걸어서 이동하는데 입소대대와 교육연대는 울타리가 아예 나눠져 있는 부대다 보니

영외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육교를 하나 건너는데 이곳이 <눈물의 육교>라고 불리운다.

입소대대에서 교육연대로 가는 길 <눈물의 육교>

이곳을 건너면 진짜 훈련소가 시작된다.

 

*사출식전투화 : 일명 간부화라고 하는 봉합식보단 신형 전투화이다. 굿이어웰트 방식에서 밑창을 접착제하여 생산한 것이 특징. 생산 말기가서는 재고 소진 때문에 일반병에게도 막 뿌려졌다. 폴리우레탄 굽이 높아서 발목이 잘 꺾여 염좌 발생이 빈번한 전투화임. 대신 밑창이 두꺼워 쿠셔닝이 좋아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봉합식전투화 : 굿이어웰트 방식으로 밑창을 봉합실로 꿰매어 만든 전투화. 군인공제회에서 만든 그 전설적인 전투화. 착화감과 쿠션닝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음. 그냥 돌을 신고 다니는 것 같고 무릎을 개작살냄. 진짜 전투를 한다면 이 전투화로 누군가 쪼인트 까면 매우 위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함. 뒷굽은 따로 분리가 되서 자대에서 자체적으로 굽을 갈 수도 있었다. 

*단풍하사 : 계급장 색깔이 단풍이 든 색깔이라 때문에 단풍하사라고 불린다. 원래 어원은 붉은색 계급장일 시절 때 상,병장 중에 착출되어 하사관학교에서 교육 받던 이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어쨋든 그때나 지금이나 부사관학교에서만 쓰이고 있으니 시대에 따라 또 어떤 이들에게 단풍하사라고 불리울지는 모르겠다. 

 

실제 경험에 의거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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