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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3) 군 가산복무 지원금 제도에 대해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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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가산복무 지원금 제도에 대해 알다

나의 미래 진로 계획이 잡히니 고딩 때 나의 생활은 되게 간편해졌다.

학생인 내가 지금 당장 생각할 건 많지 않았다.

꾸준한 체력 단련, 입대 시기 결정, 입대 방법(굉장히 중요), 자격증 취득 그 외엔 먼저 준비할 게 없었다.

여기서 한 가지 고민이었던 부분이 고졸 후 입대를 할 것인가

대학 진학을 하고 입대를 할 것인가 였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 

학업 도중 군 입대를 하면 대부분 중도포기를 하게 되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기 때문에 

졸업도 못 하는 대학 진학을 할 바에 그냥

고졸 상태로 입대해서 군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실제로 입대해보고 나니 대도시권 부대가 아닌 이상 언감생시였다.

대학은커녕 민간인 자체가 없는 곳이 허다하니 직업군인을 하겠다면 학업은 일단 접어두는 게 좋다.

또 부대 갓 전입한 막내가 학교를 다닌다니...

뭐 부대마다 사람 잘 만나면 이런 걸로 물심양면 지원해주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부대는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고등학교 졸업하는 시기에 맞춰서 바로 입대를 하려고 했었다.

역시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계속 알아보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학업 후 부사관으로 자동 입대를 할 수 있는

*군 장학생 제도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군 가산복무 지원금 지급 대상자'라는 어마어마하게 긴 이름으로 명칭이 수정됐다..조홀라 기네

정말 좋은 제도였다.

대학 진학 후 군으로부터 학비를 지원받고 졸업 시 부사관으로 입대를 하여

장학금 수혜기간만큼 복무를 해주는 제도였다.

이건 비단 부사관뿐만이 아니라 학군 장교, 학사 장교에도 있는 제도인데

다만 부사관은 전문대 학생 대상으로 군 장학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박이 필요했다.

지원한다고 다 선발되는 게 아니고 각종 면접도 봐야 되고

선발되더라도 어느 정도 학점을 유지해야 했다.

역시나 또 여기서 실사구시의 인생관이 작용했다.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막상 저 장학생 제도를 이용하려고 생각해보니

무슨 학과로 진학해야 될지가 막막했다.

학점도 유지하여야 되고 더군다나 내가 요긴히 써먹어야 될 학문이어야 하니까

고민이 깊었다.

정말 여기서의 진로 결정 문제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군 입대를 하려고 대학 진학은 아예 접은 상태였는데

이제 막상 입대 방법을 정하니 학업을 진행해야 하는 판이었다.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검색하면 연관돼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군 장학생으로 키워드를 치면

*부사관학과 라는 것이 같이 연관검색어로 뜨고 그랬었다.

살면서 처음 알았다.

부사관이란 존재도 안 지 얼마 안 됐는데

뭐? 부사관학과가 있어?

어이가 없었다.

부사관 사지말단만 멀쩡하면 그냥 입대하는 그런 직업이

대체 뭘 배울 게 있다고 '학과'나 존재하지???

와 진짜 별의별 개잡과가 다 있네

뭐 이딴 학과가 다 있지란 생각을 했었는데

(내가 여길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음.)

(나중에 이곳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보니 정말로 부사관에 깊은 뜻이 있다면

무언가 건질 것들이 있지 않을까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과에 문의도 해보고 조사를 해본 결과

군 입대나 군 장학생 지원 시 유리하게

자기 계발 특성화를 시켜 지원을 많이 해준다고 했었다.

나는 그때 정말 진지했었다.

내가 앞으로 하게 될 일에 관해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정도로 절실했었는데 아마 나 같은 사람들의 희망을 거름 삼아서 나타난 곳이

부사관학과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고3 때 예정에도 없던 과 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는데

당시 이 부사관학과를 개설한 학교가 여러 지역에 분포해있었다.

다들 신생학과라 검색해도 내용이 거의 없었는데 내가 진학한 학과가

학사 일정에 좀 엄하고 깍듯하다는 정보가 있어서 이곳에 지원을 하였다.

당시 면접은 구두 면접과 체력 측정이었는데

꽤 오래전부터 계속 군 면접을 염두에 두고 가상 시뮬레이션을 수없이 해본 터라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막힘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국가관, 대적관, 앞으로 비전 등등 계획이 굉장히 치밀하게 짜 놓은 상태였는데

정말 찌르면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나는 준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나는 좀 여기를 얕잡아 보고 온 거라...

전문대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과를 얕잡아 본거임

그 자신감도 어느 정도 뒷받침됐던 거라고 본다.

고3 1학기 때까지 내신 성적이 종합 2등급을 받고 있던 터라

내가 밀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과 절실함이었다.

여기 과보다 더 좋은 곳을 갈 수 있지만 나는 여기에 뜻이 있어

지원했다라는 포인트가 나의 면접 시 주요 어필 내용이었다.

좀 재수 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그렇다고 대놓고 좆도 후진 학과에 내가 지원했으니 나를 뽑아라

이런 식으로 면접을 본 것은 아니었다.

좋은 대화를 하는 기법 중 하나가 

부정적인 내용은 하나도 섞지 않고 나의 장점만을 부각하는 방식이 있었는데

나는 어린 나이이지만 군 면접을 염두에 두고 서점에서 면접 관련 책자까지 구매하고

집에서 연습까지 할 정도로 준비를 철저하게 했었다.

그 결과 면접은 굉장히 스무스하게 끝났던 것 같다.

솔직히 내심 내가 100% 될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

1학기 수시 선발로 지원한 거라서 매우 소수 인원만 뽑힌다고 들었는데 그중에 내가 되어버렸다.

감흥은 없었다.

가고 싶던 학과도 아니었고 내 최종 목표는 이 학과 진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입대 방법 중 하나인 군 장학생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이 과를 선택했을 뿐이니까.

이곳은 잠시 거쳐서 지나가는 곳 혹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란 생각이 팽배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변함이 없이 확고하다.

내가 왜 이런 흑백논리를 보이는지는 가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나는 그곳을 거쳐왔고 실제 군 장학생까지 선발되면서 입대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누구보다 확실히 말해줄 수 있다.

이런 학과와 관련된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상당히 불쾌해할 수도 있지만 10년 전 기준으로 돌아가 본다면

이에 대해서 반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

나는 내가 장기복무에 선발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것도 이 부사관학과가 도움이 된 적이 없었다.

전부 다 입대 후 내가 스스로 노력한 결과로만 이루어졌다.

그래서 가장 좋은 선택은 그냥 입대하는 것이고 만약 이곳에 진학을 하게 되었으면

다 필요 없고 사람을 두루두루 사귀어도라는 것이 내 견해이다.

학과에서 남는 것이라곤 같이 군 생활을 하게 될 동기들인데 나는 이때 만났던 친구들을 아직도 연락하며 잘 지낸다.

그거 하나는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긴 하다.

이때 만났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방법이 이 학과 진학밖에 없다면

나는 아마 또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때는 이런 가치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진학 후 후회막심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아무튼 나는 그렇게 고3 때 군 입대를 위한 준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었다.

 

2020/05/14 - [연구 관찰 기록] - 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4) 자격증을 알아보다

 

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4) 자격증을 알아보다

자격증을 알아보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일단 부사관학과에 수시 선발로 합격하였다. 시기상으로 고3 여름방학 전이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사실 머리 속은 온통 군 입대에 쏠려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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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학생 제도 : 전문대(폴리텍) 군 장학생 제도라고 학비 전액을 군에서 지원해주는 제도였음. 선발 시 현금 그대로 계좌에 쏴주기 때문에 굉장히 좋았다. 근데 내 선배들 까지는 2년 치 장학금을 한 번에 받았다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내가 지원했을 당시에는 1년 치 장학금으로 바뀐 상태였다. 현재는 '군 가산복무 지원금 지급대상자'라는 엄청 긴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17년도에 명칭이 바뀌었다고 한다. 따라서 '군장학금'이란 이름도 '군 가산복무 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뭐가 이리 길어? 입에 짝짝 감겨야 부를 맛나지..

*부사관학과 : 05~06년 당시에 최초로 생긴 전문대 학과인데 이름은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분모는 부사관 입대를 목표로 하는 학과였다. 내가 다닐 당시에는 워낙 초창기여서 그런지 엉망진창이고 뭔가 허접해 보였는데 요즘 얘기 들어보면 많이 발전한 듯싶다. RNTC라고 해서 ROTC처럼 학생예비군으로 이루어진 부사관 학군단도 창설되어 운영된다고 한다. 그러나 학과에 진학한 모든 학우가 RNTC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중에 선발된 자들만 따로 된다고 하니 정말 위화감이 엄청날 것 같다. 그리고 이 부사관학군단을 나온다고 해서 장기복무 선발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으므로 참고하면 좋다.

 

 

실제 경험에 의거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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