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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4) 자격증을 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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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을 알아보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일단 부사관학과에 수시 선발로 합격하였다.

시기상으로 고3 여름방학 전이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사실 머리 속은 온통 군 입대에 쏠려있었지만

더 큰 그림을 위해서 당장은 여기에 있어야 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나 할까.

더 나아가기 위해서 잠깐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합격 이후에도 계속 여름방학 보충수업에 참여하고 있었고

각종 자격증 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무슨 특기를 선택하고 지원할지 몰랐지만

뭐라도 가지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

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서 자격증 검색을 굉장히 많이 하고 다녔다.

최단기간 내에 취득하면서 최소 기능사 기준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다 추려내면 정말 현실적인 취득 가능한 자격증은 몇개 없었다.

그리고 학생이기 때문에 시험 장소도 위치도 매우 중요했다.

부모님 스킬을 써서 차 타고 이동하면 되긴 했지만 그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고

내 자력으로 최대한 해보고 싶었다.

게다가 연간 시험 일정 중 내가 응시할 수 있는 기간인 자격증을

추리다 보니 딱 한 개밖에 없었다.

 

자격증 이름은 '비계기능사'

토목, 건축 자격증에 들어가는 기능사로써

필기 시험이 없이 실기로만 바로 합/불 여부가 결정나는 시험이었던 것 같다.

비계가 뭔가 하면 공사장 지나다 보면

건출물 외부에 쇠파이프 같은 골조로 잔뜩 둘러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구조물이 비계인데 실제 현장에서는 전부 쇠파이프 같은 조립식을 쓰지만

시험은 6m 정도 되는 나무 기둥을 땅에 박으며 직접 설치하는 내용이었다.

내용 보면 되게 간단해보이지만 진짜 힘든 시험이었다.

왜 필기 없이 실기만 하는지 깨달았다.

이건 필드에서 직접 몸으로 체득해야만 할 수 있는 그런 자격증이었으니까..

그때는 몰랐지만 토목 자격증이라 '공병' 병과 선택시 가점이 붙는다고 한다.

물론 알고서 시험 준비를 한 건 아니었고 보기좋게 떨어졌다.

시험 응시자 중 19살인 내가 가장 최연소 응시자였고

학생이라 시험 감독관이던 형들과 같은 응시자 아저씨들도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셨지만

당췌 해본 적이 없던 거라 맥없이 실패해버렸다.

시험에 응시 전 대학교에서 이 시험 알짜강좌가 있어

거금을 들여 참석하고 실기 연습까지 미리 해보았는데

그때는 시원한 실내 강의장 안에서 느긋하게 설명 들으며 

차근차근 해서 쉬웠는데 막상 시험장에 와서 해보니 엉망진창이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건설일 일명 노가다 하는 아저씨들도 정말 많이 왔었지만

실제 규정대로 지켜가면서 하려니 대부분이 과락이었다.

나는 진짜 실력이 없어서 떨어진 거지만

실력이 출중해도 나가리된 사람들을 보니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어려운 시험이었으니까.

나의 한 여름 날 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는 이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준비하고 싶었지만 시행 횟수가 너무 적어 이걸 바라보며 또 준비할 수는 없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빠르게 포기했다.

그래도 이때의 경험이 나중에 입대해서 쏠쏠하게 도움이 되었다.

토목 관련해서 경험치를 벌써 쌓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는 이에 해당됐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자신감이 배양됐다고 나름 평가한다.

진짜 말로만 해본 자와 직접 몸으로 피땀 흘려 직접 겪어본 사람이 하는

말의 무게는 사뭇 다를 것이다.

나는 이점이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 하나 배워가며

경험치를 쌓아 놓고 있으니 실제로 이룬 것도 없지만

머리 속에 들어있는 값진 경험치들이 나를 계속 성장시키고 있었다.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생각난건데 이때 경험이 군 장학생 구두면접 때

여러 가지 경험으로 빗대어 말했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 뭐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경험이 많다면 입을 털 수 있는 썰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유리하다고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또 누군가에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공식적으론 아무 소득도 없이 2008년 8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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