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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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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빚을 던졌다 아침에 딸아이 어린이집 등원을 시킨 직후 차 엔진룸에서 굉음이 나기 시작했다. 온도게이지가 올라가는 걸 보니 며칠 전 냉각수 탱크에 냉각수가 얼마 없던 게 떠올랐다. 차가 퍼지기 직전이었고 매장 첫 출근인데 결국 연차 쓰고 결근을 했다.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답답한 심정이었다. 냉각수야 자주 빠지니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랬으면 안됐다. 본넷을 열어 볼 때도 그냥 나중에 다 정비하지 생각하고 정비소를 안 가고 있었는데 결국 사단이 났다. 그때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빚을 던졌나보다. 이게 퓨처셀프 마인드인가? 결국 생각해보니 내가 나한테 한 행동이다. 누굴 탓할까?
아..오늘이 음력 1월 10일이구나 나는 엄마 생전에 양력으로만 생일을 챙겨드렸는데 엄만 원래 음력 생일이다. 음력을 양력에다 그대로 옮기신 거라 주민번호 앞자리도 음력과 동일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난 음력이 뭔지 몰랐기에 양력 생일로만 엄마 생일을 챙겨드렸었다. 그렇게 지금도 양력으로만 기억하다가 엄마 핸드폰에서 오늘 일정으로 알람이 울렸다. '내 일정' 아.... 오늘이 엄마 음력생일이었구나 나는 진짜 불효자놈인가보다. 것도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엄마 핸드폰은 내가 잘 간직하고 있는데 주기적으로 켜보고 있길 잘 했다.
아너스톤에 다녀 오다 기일에는 가지 못하고 미루다 주말에 가게 되었다. 가는 길에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져 내리고 도로에선 사고가 나질 않나 가는 길이 험난했다. 운영 시간이 17시까지라 좀 더 일찍 나와서 움직이고 고속도로까지 탔건만 기어코 도로에서 사고가 나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어머니가 오늘은 오지 말라는 건가? 싶어서 차를 돌릴까 하다가 언제 또 형이랑 시간 내서 같이 올까 싶어서 그냥 달리고 달렸다. 설령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앞에서 그냥 서성거리다 올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단 생각에... 마감 직전에 겨우 도착해서 생화 꽃 한 송이 사들고 들어갔다. 매번 올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노라 이 모습을 보여드린다는 생각으로 입장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형과 내가 꿋꿋하게 잘 살고 있노라고 . .
오늘은 나에게 날이긴 날인가 보다 어머니 1주기인 오늘 쉴까, 아너스톤 갔다 올까 마음이 싱숭생숭 그래도 앞으로 극복해야 할 일들이라 출근해보려 했는데 딸아이가 아침에 그렇게 보채기 시작했다. 도저히 어린이집을 갈 수가 없울 정도로 대성통곡하며 어리광을 부리니 제때 나갈 수가 없었다. 딸아이가 뭘 알고 그러나?? 안 그래도 마음이 울적한데 아기까지 도와주질 않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다 나왔다. 더 버티기 힘들 정도로 궁지에 몰리고 있었나 보다
1주기 .. 지금 이 기분 잠이 안 온다. 지난 1년을 어떻게 산 건지 .. 오늘 출근을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도 엄마 목소리가 생생한데 듣지 못한 지 1년이 넘었다. 엄마도 보고 싶고 손녀 이렇게 커가고 있다고 꼭 보여드리고 싶은데 이 기쁜 소식을 누구에게 전할 길이 없다. 이 공허함, 헛된 기분과 앞으로도 매번 싸워야 되는데 내가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이 기분을 잊지 않으려 기록으로 남긴다.
벌써 1년이 다 되가네 오늘 별 이유없이 기분이 가라 앉는다. 엄마 돌아가신지 내일이면 1주기 되는 날이라 그런가 보다. 퇴근 길에도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모든 게 생생하게 떠올랐다. 1년 전 일이라니 . .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잘 살고 있는건가?
엄마 아들내미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 오늘은 모처럼 두 형제가 마실을 갔다 왔습니다. 손녀는 평일이라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형이랑 잠시 머리도 식힐 겸 다녀왔네요. 다니면서도 이런저런 얘기할 때마다 엄마 생각나서 또 추억에 잠기곤 했네요... 같이 다녔으면 더 좋았을 것을 경치 끝내주지요. 형이랑 이러고 다닙니다 ㅎㅎ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다 23년 2월 16일... 마지막 글을 작성하고 1년이 다 되어 간다. 여러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 지나가고 나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게 헛되다라는 그 기분에게 지지않으려 얼마나 열심히 버텼는지 모른다. 지금도 삽으로 푹 퍼서 내다버린 것 같은 텅 빈 공허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집사람과 복덩이인 딸아이를 위해서 가장의 무게를 견뎌내야 한다. 어깨는 무겁고 무릎은 가볍게 여기며 살아가리라. 그리고 어머니 .. 아니 엄마 손녀딸은 정말 보란듯이 키워낼게요. 어디다 하소연 할 곳도 넋두리 남길 곳도 없어서 여기에 청승맞게 글을 써봅니다. 지금 이 기분 잊지 않으려구요. 그곳에선 행복하시고요.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