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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6 담도암 보호자의 기록 - 신촌 세브란스 종양내과 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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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에서 담도인 걸 들어서 이제부턴 담도암 보호자의 기록이 되겠다.

소화기내과 이혜원 교수의 도움으로 사람 많다는 세브란스 종양내과 외래를 당일에 볼 수 있었다.

대충 봐도 정말 많았다.

전국에 있는 모든 간담췌 환자들은 다 몰려온 것 같았다.

일단 다른 진료실 대기자보다 월등히 많아서 복도가 꽉 들어 찰 지경이었다.

담당 의사는 이충근 교수

누구지?

아는 정보가 없었다.

순서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고 바로 항암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근데 항암 전 조직검사를 해야 된다고 했다.

음??

소화기내과에서 조직 검사가 힘들어 초음파 내시경으로 한 건데

여기서는 또 조직 검사를 해보자고 하네?

이 부분에 대해서 이충근 교수한테 물어보니

일단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뭐 의사가 될 것 같다 하니 그냥 듣고만 있었다.

근데 조직 검사는 입원 후 검사가 원칙이라고 했다.

종양내과는 입원하려면 한 달을 또 기다려야 하는데 이거 또 산 넘어 산이다.

이미 세브란스로 전원 후 한 달 가까이 아무 치료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인데 참 깝깝해질라는 찰나에

빠르게 검사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담도암 환자 임상 연구에 동의를 하면 입원 검사가 아니라 통원으로 당일에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임상 연구 동의 여부는 치료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다만 정보 제공을 하는 것뿐이라 우리는 바로 동의를 하고 검사를 받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역시나 조직검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바로 항암치료를 들어가기로 했다.

이렇게 과를 바꾸고 다음 외래를 기다리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서 CT를 다시 찍어야 된다고 하네

이젠 기다리는 것도 짜증이 나서

모든 예약을 다 최대한 당겨서 잡아달라고 했다.

초고속으로 검사를 받고 항암 주사를 맞기로 했다.

 

항암 약물은

젬시타빈, 시스플락틴, 아브락산을 사용하여 항암 치료를 하고

암 환우 카페에선 이를 줄여 젬시아라고 부른다고 했다.

항암 주사 전 항암 코디네이터와 영양사 상담을 통해 각종 생길 부작용과 앞으로 영양 보충을 위한 방법을 안내받았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궁금한 게 있다면 인터넷 출처 불명의 듣보잡 정보를 믿을 게 아니고 꼭 병원 관계자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상담을 다 받고 나니 역시 보호자가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챙길 것도 많다.

항암 치료 일정이 나오니 드디어 안도가 되었다.

치료도 못 받고 계속 병원만 오간 지 한 달이 됐는데

이젠 기약 없는 기다림은 끝났다.

항암만 열심히 받으면 왠지 병이 다 나을 것 같았다.

 

근데 의사는 저마다 특징이 있다.

상급병원은 워낙 많은 환자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시골 의원처럼 한가하게 노가리나 까고 잡담 들어줄 시간이 없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핵심적인 것만 물어봐야 하고 의사 입장에서도 필요한 답변을 줄 수 있다.

어머니 치료를 맡은 이충근 교수님은 이런 스타일이었다.

물어보면 정확하고 똑 부러지게 답변을 해준다.

이충근 교수 외래 예정인 사람은 이를 숙지하고 보호자나 환자 본인으로서 반드시 

궁금한 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가길 바란다.

의사가 뭐 자세히 얘길 안 해준다는 둥 어쩌고저쩌고 그런 소리는 안 하길 바란다.

우리가 어디까지 뭘 아는지도 모르는데 그런 걸 언제 다 설명하고 앉았나?

동네 시골 의원도 아니고...

그러니 반드시 자신이 답을 얻어야 하는 중요한 질문들을 정리해서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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