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간암 보호자의 기록 - 소화기내과에서 종양내과로

추석 연휴 전 조직검사를 통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었다.
조직검사가 안된다는 말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진짜 세브란스 교수님들 감사합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연휴가 끝나고 소화기내과 외래 날짜에 다시 방문을 했다.
이때 우리가 들어야 할 내용들은 크게 세 가지였는데

1.뼈 전이 여부
2.림프절 전이 여부
3.간암인지? 담도암인지?

매우 중요했다.
이 내용들에 따라서 앞으로 항암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일단 본 스캔 결과 뼈전이는 아니라고 했다.
이식외과 이재근 교수님이 아산에서 발급 받아온 의무기록사본을 보고
뼈전이가 매우 강하게 의심된다고 했는데
영상의학과의 판독 결과 뼈전이는 아니고 꼬리뼈 쪽에 아주 미세한 염증이 보인다고는 하는데
허나 그로인해 통증이 생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pet-ct 나 본 스캔이나 일단 암세포, 염증은 다 빨갛게 표시가 되서
다 종양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내가 진료실에서 봤던 그 영상이 어떤 검사로 찍힌 영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이혜원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구분이 잘 안 가기 때문에
영상의학과에서 정확히 판독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재근 교수도 엄마가 허리아프다는 말을 듣고 영상지를 보고 뼈전이를 거의 확신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좌측 허리? 옆구리에서 나오던 통증은 골반뼈나 척추에서 오는 통증이 아니라고 하니 정말 다행이었다.
다음은 림프절 전이 여부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이는 서울아산에서 들었던 말과 같았다.
림프절은 전이가 됐고 일단 항암 때 같이 치료가 필요했다.
그래도 다른 부위보단 덜 위험한 부분이라 내심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간암, 담도암 여부였다.
간암보다 담도암이 더 위험하고 이식수술조차 불가능한 암종이라 이미 공부를 해온 터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다.
조직 검사 결과는 담도암이었다.
이상했다.
간암에서 담도암으로 전이된 것도 아니고 원래 담도암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건양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말한 간암은 뭐지?
많이 혼란스러웠다.
간암에서 담도로 전이가 됐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원래가 담도암이었고 그게 지금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런…그럼 여태 뭔 짓을 하고 다닌거지?
아산에서 받은 항암은 효과가 있긴 했던 건가?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렇다면 서울아산에서는 분명 간암이라고 했는데 어째서 담도암으로 진단 되었나?
이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교수님이 우리에게 그렇게 물어봤다.
혹시 아산병원과 건양대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해봤냐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혜원 교수님 말에 수긍이 갔다.
하…. 세브란스로 병원을 옮기길 정말 잘했다는 안도감과
이제 또 어떻게 치료를 해야 되나 막막함이 같이 밀려왔다.
이혜원 교수님인 지금부터 간염에 대한 치료만 맡게 되고
우린 종양내과로 이전하여 이충근 교수님에게 진료를 받게 된다고 했다.
앞으로 항암은 종양내과에서 진행하고 B형 간염의 치료를 소화기내과에서 담당을 하여
두 달 뒤에 외래를 하기로 했다.
과가 이전되어도 환자에 대한 다학제 진료를 보기 때문에 다 같이 암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우리를 안심시켜주었다.
바로 종양내과 외래를 잡아주어 당일에 진료를 볼 수 있게 배려를 해주었다.
이혜원 교수님은 늘 친절하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대형 병원 의사들이 다 바쁘고 상대하는 환자가 정말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립서비스라도 하나 해주면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다.
감사의 인사 말씀을 드리고 나와 종양내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