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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입대에서부터 장기복무까지 (18) 육군부사관학교 교육 훈련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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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부사관학교 교육 훈련 - 2

꿀빠는 교육훈련이 끝나면 슬슬 밖에서 뒹구는 훈련이 시작된다.

부사관학교를 3월 말에 넘어왔기 때문에 아직도 땅이 얼어있고

축축한 경우가 많아서 진창에서 훈련을 받아야 했다.

전투복과 전투화가 매일 진흙에 버무려져서

몸과 발에서 썩은 내가 나기 시작했다.

여름에 장기간 젖은 전투화, 양말을 신고서

훈련을 해본 사람이라면 발에서 썩은 내가 나는 걸 느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냥 발냄새가 아니라 단백질이 부패하는 냄새가 난다.

보통 밖에선 이런 일이 없으니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살이 퉁퉁 불어서 발가락 관절 마디마디가 살이 파이고

갈라져 진물이 나고 피가 난다.

정말 고기가 썩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훈련소 때는 한겨울이어서 땀도 덜 흘리고 전투화에서

최소한 썩은 내는 안 났는데 슬슬 해빙기가 다가오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장애물

지뢰 교보재들

장애물이라 하면 기동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장애물이라 한다.

당연히 지뢰, 철조망이 기본이다.

근데 장애물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역시 보병 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부사관학교에선 지뢰, 철조망 교육만 실시했다.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뢰 교보재로 평가를 받는다.

교보재 안에 실제 격발되는 교탄(전기뇌관, 폭음제)도 같이 삽입해서 작동 여부도 평가를 받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절차를 미숙지하거나 평가 도중 안 터져야 할 상황에 교탄이 터지면 엄청나게 혼난다.

사격장에서 실수로 오발탄을 낸거나 마찬가지니 단단히 각오를 해야한다.

감점이 아니라 그냥 실격을 당해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덤으로 뺑뺑이도 조져야 됨

또한 반대로 반드시 격발을 시켜야만 하는 평가도 있다.

설치자에 의해서 격발시키는 지뢰라 엄밀히 말하면 지뢰는 아니지만

편의상 지뢰라고 하고 

설치 방법 중 모든 교육생이 가장 애먹는 게 Km-18a1 크레모아다.

클레이모어가 정확한 명칭인데 국군은 크레모아라고 한다.

실물에도 크레모아라고 적혀 있다.

국군의 네이밍 센스는 명불허전이다 ㅋㅋㅋ 개 촌스러움

좀 있어 보이게 말하면 수평세열지향성지뢰라고도 한다.

 

나무에 설치 중인 km-18a1 크레모아

 

대략 저런 식으로 접시마냥 곡률이 있다.

휘어진 바깥 부분이 적 방향으로 설치하게 되어 있고

학교에서 평가 때는 받침대를 세워서 땅에 박고 설치하면 된다.

도전선으로 크레모아와 점화호까지 끌어와야 되고

도전선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깊이 땅에 매설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군이나 야생동물의 발에 걸려 크레모아가 자빠지거나 전선이 끌려가는 일이 없도록

중간에 항목도 박아두고 그 항목에 항매기까지 해야 한다.

또 불시격발을 막기 위해 크레모아 뇌관과 도전선을 연결 후

격발기와 도전선 커넥터는 제일 마지막에 연결해야 한다.

게다가 중간 중간 자세까지도 완벽하게 갖춰서 해야 한다.

설치 시 땅에 완전 엎드려서 해야 한다.

무릎 꿇고 하거나 내려다보면서 하면 몸에서 장구류가 낙하하면서

지뢰를 충격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

가장 어렵고 감점 항목이 많았던 내용이라 아직까지도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Km-18a1 격발 영상

 

중간 과정은 다 생략되서 화력시범 영상만 있지만

저런 폭발물을 다루는 평가니 당연히 빡세게 할 수 밖에 없다.

이때 많이 배워두면 자대가서 교관 임무 수행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철조망 교육은 비중이 조금 적었는데 

아무래도 교육 난이도가 낮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실수한다고 누가 죽거나 다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내용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자대에서 제일 많이 활용하는 훈련 중 하나이므로

소홀히하여선 안 된다.

 

4보 2보 지붕형 철조망 설치 과정

부사관학교에서 훈련 사진은 남아 있질 않아

자대에서 예비군 훈련 교육 때 찍었던 사진으로 보충해본다.

땅에 박혀 있는 저 쇳덩어리들을 군대에선 '철항'이라고 한다.

저 철항들이 대들보와 기둥 역할을 하며 철선들을 감는 대상이 된다.

저런 개활지 같은 곳에선 철항을 사용하여 철조망을 축성하지만

우리나란 70% 이상이 산지라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우린 간부교육기관 답게 기존 틀에서 벗어나 자연지형지물을 이용한 철조망 설치법을 배웠는데

나는 이때 배운 내용으로 예비군 축성 교관일 때 이걸 활용해서 설치를 한 적이 있었다.

 

나무를 이용한 지붕형 철조망

나무를 활용하면 철조망 설치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다만 나무가 너무 뻣뻣하면 철조망 인장력이 높아져서

철선을 그냥 밟고 뛰어 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설치 시

적당히 느슨하도록 해야 한다.

애초에 철조망이 몸에 휘감겨야 대인저지력이 발생 되기 때문이다.

자대가서 해보면 느끼겠지만

제일 지저분하고 성가지게 느껴지는 훈련이 철조망이라고 생각하게 될 거다.

저거 하면 옷이 다 찢어지고 부상자도 속출한다.ㅋㅋㅋ

그래도 뭔가 하면 모양새가 잘 나오는지라 큰 훈련 때는 필수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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