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 오면서 느낀 삶의 공식이다.
슬프게도 세상은 아름답지도 않고 영화 같은 인류애, 박애정신을 기대하기 힘들다.
건드려보고 만만해 보이면 다음엔 주먹질이 날아오는 게 세상 이치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굴욕적인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최소한 그 사람과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이는 사람 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국가 대 국가 간에도 적용되는 약육강식의 이치다.
우리나라가 강대국들 사이에서도 대놓고 쳐맞지 않는 이유는 비슷한 국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고
중국과 북한이 함부로 대하지 못 하는 이유도 대한민국이 가공할 군사력과 그 뒤를 백업해주는 서방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핵무기 같은 무기들이 오히려 대규모 전쟁을 종식 시켜줬으니 더 말 안해도 ..이는 증명된 사실이다
내가 존중을 받으려면 최소한 너의 목을 날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각인시켜줘야만 한다.
자신이 보잘 것 없고 정말 하찮은 인간인데 아무런 대가 없이 누군가가 도와준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꼭 잡길 바라고 그런 사람과 평생 함께 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흑기사와 같은 사람은 대부분 통수를 치는 인간들과 온갖 수모와 이용만 당해
멸종하다시피 해서 찾아 보기가 힘들고 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포진해있다.
실제로 내가 군 생활할 적에 내 호의를 배반한 인간은 없었다.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제외하곤 악의와 의도를 가지고 나의 뒷통수를 친 인간이 없었다.
미리 통수를 친 인간은 있어도 호의를 받고 통수 친 인간은 없었는데
아마 상급자가 자길 안 도와줘도 아쉬울 것 없는데
자길 도와줬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들이 나의 위치와 내가 쥔 칼자루가 뭔지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란 걸 알고 있음이 당연하니
내가 베푼 호의가 정말로 아무런 대가성도 바라지 않는 선의 그 자체였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도왔던 사람에게 배반을 당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내가 쥔 칼자루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내가 전역 후 어떤 민간 직장에서 겪은 일은 이와 정반대였다.
나는 와이프가 다니던 직장에 와이프와의 관계를 숨기고 조용히 다니고 있었다.
와이프 직급이 상급자 보단 하급자가 더 많은 상위 직급이었다.
그러나 굳이 이 사실을 알릴 필요도 없었고 그런 걸 말하고 다니기엔
너무 유치하고 주변 사람에게 민폐라 생각해서 그냥 나는 물고 뜯고 맛보기 좋은 만만한 신입이길 자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가성 없이 잘 대해준 사람들도 있었고 대면대면한 사람들도 있었다.
게중에 어떤 한참 어린 여자애가 하나 있었는데 이유 없는 악의를 품고 나를 적대시하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내 와이프도 이 회사에서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상황에도 그 누구에도 반말 한번 하지 않고
경어를 쓰면서 대해주는데..
대체 이 어린 여자애가 나를 언제 봤다고 반말을 섞는 걸까?
뭐 대놓고 반말은 안하지만 반존대고 다니고 이건 뭐..
하...내가 그래도 나이가 많고 군대에서 배운 인내심으로 참고 참았지만
참으로 아이가 못된 짓을 많이 하는 지라 참을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을 계속 괴롭히고 못 살게 굴어 새로 들어온 신입들이 연달아 퇴사를 하는데
이렇게 악을 방관하다간 또 다시 누군가가 피해를 입을까 언제 한번 크게 들이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치사하지만 나의 칼자루를 휘둘렀다.
나는 누구 남편이고
내 와이프가 이 회사에서 이렇게 오래 일했어도
너 같이 새파란 후배에게도 존댓말을 써준다.
아니 오히려 신입이 들어오면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기까지 한다.
너는 대체 왜 그러는거냐
그뒤부턴 이 여자애는 조용히 지내고 있다.
지금도 내 앞에선 웃고 있지만 늘 이가 갈릴 심정일 것이다.
나한테 참교육을 당한 뒤에도 분함을 숨길 길이 없어
며칠을 토라져 있었는데 그래도 뭐 나를 어쩔 도리가 없었는지
사람이 태도를 바꾸고 나에게 굉장히 호의적으로 변해서
지금은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
이때 정말 사람에 대한 환멸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 역시 내가 존중을 받으려면 내가 쥔 칼자루가 뭔지
최소한 너의 목숨줄 혹은 네가 굉장히 힘들게 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나 또한 대접을 받는구나 싶었다.
나는 지금도 이 시건방진 여자애가 변했다고 믿진 않는다.
사람은 천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를 압도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서 본성을 숨기고 있을 뿐이지..
지금도 나한테는 못 덤비고만 있을 뿐
언제든지 만만한 사람이 나타나면 또 괴롭힘이 시작될 것이다.
다만 나 때문에 그 짓을 못하고 있어 굉장히 괴로울 것이다.
내가 늘 매의 눈으로 얘를 지켜보고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사람은 참으로 간사해서 자기보다 만만해 보이면 슬슬 건드려보는 습성이 있다.
위 사례에서도 저 어린 친구는 자기보다 윗사람은 절대 건드리지 못 했다.
심성이 그렇게 고약해도 사리분별을 하며 자기가 막대해도 되는 사람만 막대한 것이다.
이런 더러운 꼴을 안 당하려면 처음부터 자기가 쥔 칼자루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정당한 대우를 받길 바란다.
인생은 결코 아름답지도 않으며 영웅들은 다 멸종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같이 읽는다면 참고 할만한 글
2021.08.24 - [연구 관찰 기록] -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유일한 것은 선한 자들의 방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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